"엄마야.. 은행 떨어지는 것 봐라, 비온다"
현관문을 나서는 엄마 뒷 모습은 사라지고, 그녀의 말 자락이 길게 남았습니다.
후다닥 베란다에 나가 창 밖을 보니, '오늘날씨는 비.' 가 아니라, 오늘날씨는 은행비였습니다.
울집 기상캐스터 마마님은 빗방울을 보고 비내림을 안 것이 아니라, 낙엽을 보며 날씨를 느끼셨네요.
가을비 덕에, 마른 땅도 촉촉해지고, 가을 향취도 더욱 진해져서 좋긴한데.
노란 옷 벗은 바짝 마른 가지들 보게 될 생각에 내리는 비가 야속하기도 합니다.
여하튼 이번 가을은 어머니 한 말씀에 노오랗게 꽤 긴 계절로 남을 것 같습니다.
엄마 짱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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